참  여

이달의 칼럼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달의 칼럼 7월호] 

     

     

    지하철 공사와 문화유산


     

    김덕진(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사장, 광주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

     

     개인적으로 기다리던 광주 지하철 2호선 공사가 여러 논란 끝에 착공되어 진행 중이다. 2차선 넓이의 도로를 10~20미터 깊이로 파고 있다. 차선을 막고 있어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번은 좌회전을 못하여 화가 난 적도 있다. 이것이 나의 관심 사안은 아니다.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철골 안전막이 사람 키 정도 쳐 있어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모래나 흙이 나오는지, 뻘층이나 바위층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궁금한 나머지 지나다가 고개를 돌려 들여다보곤 한다. 저러다가 신창동 같은 옛날 집터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혹 골동품이나 옛날 생활도구나 무기류 같은 것도 나올 가능성도 있다. 만약 나온다면 공사 인부는 그것을 어떻게 할까 하는 상상도 한다. 시청은 어떤 조치를 취할까? 엄청나게 가치 있는 것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런 상상은 터무니없는 망상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현실이다. 2005년 4월, 부산 지하철 3호선 수안동 역사 공사 예정지에서 동래성의 해자가 발견됐다. 찰갑⋅화살촉⋅창검류 등의 유물뿐만이 아니라, 조총에 맞아 뚫린 두개골을 비롯한 최소 112구가 넘는 참혹한 인골들이 발견됐다. 정유재란, 동학, 의병, 6⋅25를 겪은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또 한 예를 들어보자. 런던의 지하철 공사장에서 유골이 발굴되었다. 유럽 과학자들이 그 유골 분석에 나섰다. 유골의 주인공은 14세기 중세 사람이었다. 그는 페스트(흑사병)에 걸려 죽었다. 페스트균은 당대에는 인류를 초토화시켰지만, 오늘날까지 있는 것으로 우리는 날마다 달고 사는 것이라고 한다. 다만 현재 우리는 그것을 극복할 면역력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이럴 일도 광주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광주 지하철 공사 관계자 여러분! 공사 중 ‘이상한 것’ 나오면 그대로 문지르지 마시고 관계 기관에 꼭 신고해주길 바랍니다. 광주시 관계자님! 뭐 좀 ‘이상한 것’ 나왔다고 신고 들어오면 신속하게 처리하여 공사가 1분 1초라도 지연되는 일이 없게 해주십시오. 모두 멋진 도시를 위한 길이니까요. 어느 역사(驛舍)에 귀한 전시관이 들어설 수 있으니까요.


    주소:(우) 61475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96번길 3 (금남로3가) 삼호별관 2층
    전화:062)234-2727 팩스:062)234-2728 이메일:r-cultur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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