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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남도일보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다시 호남이다.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다시 호남이다. ‘호남역사연구원장이라는 직명에 걸맞게 호남글쓰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왜 그런가? 이유는 세 가지이다.

     

    첫째, 호남에 대한 팩트(fact) 체크를 하고자 함이다.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는 사실인가? 8조의 차현 이남은 산천과 인심이 배역(背逆)을 끼고 있으므로 그 지방 사람을 등용하지 말라에 따라 전라도는 과연 차별 당했는가?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전라도를 평하기를 풍속이 노래와 계집을 좋아하고 사치를 즐기며, 사람이 경박하고 간사하여 문학을 대단치 않게 여긴다.”는 말은 맞는가? ‘경상도는 학문이 세고, 전라도는 예술이 세다는 말은 타당한 표현인가?

     

    더구나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단골 메뉴로 써 먹는 호남 비하와 혐오는 사실인가? 아니면 의도된 폄하와 차별이고 호남 죽이기인가?

    전라도 사람들은 절도의 버릇이 있고, 또 사기와 거짓말을 일수 잘해, 도무지 신용할 수 없다. 그들은 남을 한번 속이는 것을 자랑이라 생각하며, 사기가 잘못이 되지 않는다. [하멜 표류기 발췌]

     

    호남은 인심이 완고하고 사나워서 남의 부모 무덤을 파헤치는 풍조가 있다. [1556, 명종 20, 11, 121, 3번째 기사]

     

    전라도는 속임수가 많다. [1601, 선조 142, 34, 1019, 2번째 기사]

     

     

    호남은 인심이 야박하여 늘 역적을 걱정하게 된다. [1613, 광해 65, 5, 427, 6번째 기사]

     

    둘째, 호남의 정체성(正體性)을 찾고자 함이다. 호남은 한국역사 지켜온 지혜롭고 의로운 땅이다. 호남의 지혜는 왕인 · 장보고에 이어 송희경·최부 · 강항으로 이어지며 중국과 일본에 이름을 알렸고, 기대승·김인후·이항의 도학과 유형원 · 위백규 · 하백원 · 정약용의 실학, 기정진의 유리론(唯理論)은 호남이 학문의 고장임을 증명했다. 아울러 송흠 · 박수량 · 박상은 청백리로, 선조 때 14년간 내리 정승을 한 박순은 겸손으로 이름 높았다.

    아울러 호남은 의향(義鄕)이다. 고경명 3부자(父子) · 김천일 부자 · 최경회 3형제와 3조카 그리고 박광전 부자의 임진왜란 의병과 논개의 순절, 보국안민동학농민혁명과 녹두장군 전봉준, 기삼연 · 김태원 · 고광순의 한말 의병, 나철의 대종교, 매천 황현의 순국, 1929년 광주학생운동,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호남이 의로운 땅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이순신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다)가 말해주듯이 호남 사람들은 구국(救國)의 길을 걸었다. 이런 의로움은 오늘날까지 호남인의 피 속에 꿈틀대고 있다.

    또한 호남은 신명과 끼로 한국 예술의 원형을 빚은 땅이다. 호남은 세계문화유산 판소리의 고장이며 남종화의 원류이다. 송순 · 정철의 가사문학과 윤선도의 시조, 임제 · 최경창 · 백광훈 · 매창의 시는 호남이 문학의 보고(寶庫)임을 입증했고, 그 맥()모란이 피기까지는의 김영랑과 나두야 간다.’ 박용철의 시문학파로, 맨부커상 수상자 한강으로 이어졌다. 한편 임방울의 쑥대머리’,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일제 강점기에 겨레의 노래가 되었다.

    셋째, 호남의 문화유산을 미래의 먹거리로 결합시키기 위함이다.

    최근 전라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수묵화, 전통정원, 종가 및 고택, 문학 등 문화예술자원을 콘텐츠 개발하고 관광자원화 하면 호남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천혜의 자연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호남은 매력덩어리이다. 이미 전주 한옥마을, 순천만 국가정원, 담양의 대나무는 성공사례이다.

     

    그러면 어디에서부터 호남의 길을 걸을까?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1569-1618)<성옹지소록>에서 중종시절에는 호남 출신의 인재로서 드러난 자가 매우 많았고 선조 때에도 박순기대승고경명 등 학문이나 문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고 했듯이 호남의 선비부터 만나리라. 선비의 길, 법고창신(法古創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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