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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자치, 공짜는 없다 / 서순복

    서순복 품자주자시민들 대표회장 / 조선대 법학과 교수

    동창 모임에서 친구가 물었다. ‘세상에 없는 세 가지는 과연 무엇인가?’ 그게 뭐지, 아무리 고개를 갸우뚱 해도 얼른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뭘까? 답답해 하니, 알려줬다. 세상에 없는 세 가지는 바로 비밀, 공짜, 정답이었다. 얼핏 듣기에 우스개 같지만, 뼈있는 말이었다. 정말이지 세상에는 비밀이 없다. 언젠가는 기필코 밝혀진다. 또한 세상, 특히 사회과학에서는 맞고 틀리고, 기고 아니고 식의 정답은 없다. 생각과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르게 주장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공짜 점심은 없는 것이다. 뭔가 주고 받는 게 있다. 직접 간접, 유형 무형의 주고받기가 은연 중에 있게 된다.

    오늘날 보편화된 민주주의 역시 결코 거저 된 것이 아니다. 숱한 희생과 아픈 상처를 딛고 오늘의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4·19와 5·18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 땅에 민주주의가 피어난 것이다.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하지 않았는가? 피와 땀과 눈물이 버무려진 민주주의다. 잠깐 권력을 위임받은 위정자들은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태나 정책을 해서는 안된다. 이 땅의 주인은 국민이고 시민이지, 결코 대통령이나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다. 대리인은 주인의 뜻에 따르고 국민과 시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심판해야 한다.

    지금은 지방자치 시대를 넘어 주민자치의 시대다. 즉 주민주권 시대다. 주민자치는 민주주의 훈련장이요, 민주주의의 성공을 위한 확실한 교육장이다. 마을회의에서 서로 토론도 하고 다른 의견도 접하면서 공동 의사결정 훈련을 한다. 마을분과회의나 주민총회에서 상호존중을 전제로 양보와 타협, 조화와 절충의 연습을 통해, 집단의 지혜를 형성해간다.

    마을을 위한 봉사는 시간과 돈과 마음이 필요하다. 마을을 위해 자기 시간을 내고, 회비도 내고, 마음을 써서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게 무엇이고, 불편하고 고쳐야 할 게 무엇인지 찾아 봐야 한다. 특히 이웃을 위한 배려나 관심이 필요하다. 주민자치는 시간, 돈, 마음을 써야 하는 결과물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주민자치는 공짜가 아니다. 사무국 간사 지원이나 참여예산에 마을의제 반영하고 공모사업 진행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주민자치는 마을 일을 주민 스스로 책임지고 하는 것이다. 다만 주민이 주인이기 때문에, 행정은 최대한 주민자치를 도와야 한다. 행정이 나서서 지시하고 지침을 주면서 개입해서는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후퇴시킬 수 있다. 주민자치 역량이 비록 미흡하더라도, 주민 스스로 알아서 일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행정이 간접적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자치는 하루 아침에 성숙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행정은 주민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행정의 존재이유는 주민을 위한 것이다. 마을 일은 주민이 제일 잘 안다. 즉 주민이 생활 전문가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마을자원조사를 통해 마을의제를 발굴하고, 그 해결방법도 집단지성을 활용해 모색해보고, 이런 과정을 거쳐 민주주의 훈련장이 될 것이다. 주민자치 역량의 성숙이 목표다. 현 정부들어 제기된주민자치 표준조례 개정안에는 주민자치회를 후퇴시키는 조항들이 들어있다. 자치는 지역에서 스스로 하는 것이다. 주민이 주인이라고 한다지만, 주민들이 권리 위에서 잠자고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과 같은 대의민주주의가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서 민주성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들이 지방자치법에 이미 도입돼 있다. 즉 주민투표, 주민발안, 주민소환, 주민감사청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세상에 거져 되는 것은 없듯이 주민자치는 공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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