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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이달의 칼럼 10월호]

     

     

    거짓말과 표현의 자유

    주홍(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부운영위원장, 치유예술가)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노래 아세요?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 가수 김추자는 1970년대 가수다. 그녀의 노래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는 그 시대를 말해준다. 남의 나라 전쟁터 베트남에 가서 대신 싸우고 목숨값으로 달러를 벌어들였던 가난하고 참혹한 시절이었다. 그 시절 군사독재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했고, 모든 미술공모전에 ‘미풍양속을 해치지 말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는데, 그 미풍양속은 반공 이념이었고, 권력자 박정희 대통령의 취향이었다. 권력자의 눈에 거슬릴 것 같으면 행정 부처에서 알아서 미리 단속했다. 예술단체는 권력의 눈치를 살피는 관변단체만 생존할 수 있었다. 흑백 TV 시절 이야기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UN총회 연설에서 21번이나 자유를 말한 사람, 자유를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대통령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바이든, 날리면 사건’은 대한민국을 해외 언론의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자유로운 사람은 솔직하다.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 1970년대의 노래 ‘거짓말이야’가 다시 유행하게 생겼다.

     

    대한민국이 문화콘텐츠 강국이 된 이유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동아시아에서 가장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간섭하면 망한다. 창작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이 발언은 예술인들에게 마음껏 비판하고 풍자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자유를 보장했다. 영화인들은 정치인들의 몰염치함, 계층 간의 부조리와 갈등을 감추지 않고 우리 사회를 담아냈다. 그리고 그 솔직한 표현력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영화에서 KPOP, 웹툰까지,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에 들어섰고 문화 강국이다.

     

    최근 한 고등학생이 그린 그림을 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태도가 1970년대를 연상케 한다.

     

    부천 청소년만화공모전 카툰 부분 금상을 수상한 고등학생 작품 ‘윤석열차’는 세계적으로 정치 패러디에 활용되는 유명한 만화, 토마스 기차의 얼굴에 윤석열 대통령을 넣어 기관사에 김건희 여사, 객실에는 검사들이 창밖으로 칼을 들고 국민을 위협하며 달리는 기차를 그렸고, 그 제목을 ‘윤석열차’로 붙인 것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학생만화 공모전에서 행사 취지에 어긋나게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을 선정, 전시한 한국만화연상진흥원에 엄중히 경고하며, 신속히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주최한 전국학생 만화 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 등 정부의 세금 102억 원이 지원되고 있는 행사라며 예산까지 들먹였다.

     

    ‘엄중 경고’는 검열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요, 문체부가 국민의 입을 나서서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폭력적인 발언을 2022년 대한민국 국가기관 문체부가 서슴치 않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오히려 문체부가 경고받을 일이다.

     

    민주주의는 사상의 자유,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기둥으로 서 있는 것이다. 너무 기본이라 이런 말 하지 않고 살고 싶다.

     

    문체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것도 너무 상식적이고 상투적이라 지적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문체부가 그 본령을 망각한 망언으로 창작자들에게 공권력을 행사하려고 한다. 공권력이 알아서 권력의 눈치를 보고 대놓고 국민을 향해 지적질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을 다시 읽어보고, 국민을 섬길 수 없으면 맞지 않은 자리이니 내려오시라!

     

    풍자만화 ‘윤석렬차’는 고등학생의 작품이다. 권력자 어른들이 학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가? 필자는 예술인으로서 금상을 수상한 학생을 축하하며 기발한 발상으로 세상을 풍자하고 권력에 일침을 가하며 한바탕 웃고 작업에 전념하길 바란다. 탄압을 받은 작품은 반드시 미술사에 남았고 언젠가 이 작품은 교과서에 풍자화의 대표작으로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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