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여

이달의 칼럼




    민주주의의 고장

     

     

     

    김윤아 광주치매예방관리센터장

     

     


    ▶고장 : 사람이 많이 사는 지방이나 지역
    ▶고장(故障) : 기구나 기계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기능상의 장애


    고된 삶을 뒤로하고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의 뜨거운 열망과는 다르게 삶의 변화는 늘 요원하다.
    단편적 정보를 단순한 도식에 꿰맞추어 편을 가르고 혐오와 증오의 극단적 감정만 양산해 내는 현실은 마치 민주주의가 정체를 넘어 마비된 수준이다.
    왜 정치와 우리네 삶이 늘 그 수준에서 머물거나 더디게만 변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건강한 민주주의 속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갈등 없는 사회는 전체주의에서나 가능하며, 그마저도 갈등은 폭력으로 가려져 착시를 일으킬 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주위에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주권자인 우리가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냐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및 알고리즘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개인별 맞춤 정보가 제공이 됨에 따라 사용자의 흥미를 끌기 위한 극단적·단편적 콘텐츠들이 난무하고 이는 다양한 정보 전달의 차단은 물론, 자기 확신의 증폭으로 이어져 최악의 경우, 거짓마저 진실이 되는 상황을 만든다. 이렇게 장기간 세뇌된 이용자들은 상대에 대한 증오와 악마화, 스스로에 대한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정보환경에 거대 양당은 정책의 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실수를 ‘프레임 전쟁’으로 이어가며 사건의 사실 여부나 보편적 상식은 뒤로한 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만 온전히 사용한다.
    정당과 일체화된 지지자들과 이념으로 갈린 언론이 쏟아내는 정보는 또한 고스란히 선거로 이어지고 유권자는 공동체의 이익이나 정책 중심의 판단보다는 정치 혐오로 인해 투표를 포기하거나, 비민주적이고 권위주의적 지도자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정당 또는 정치인을 심판하듯 투표 한다. 과연 그렇게 선출된 지도자가 얼마나 큰 철학과 공동체적 가치를 가지고 시민들의 삶의 변화에 집중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 같은 사람도 하나 있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세상의 변화를 위해 달려 온 지난 시간! 
    그 시간들이 막막함으로 다가오는 12월의 마지막 날.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말씀하시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씀을 되뇌어 본다. 민주주의의 고장(지역) 광주답게 일상의 작은 공동체부터 민주주의에 높은 표준과 가치를 지닌 시민이 다수의 이익을 지키며 소수의 권리보호에 힘쓰고, 이에 걸맞은 발언과 행동을 한다면, 제도정치 수준에서 민주주의 또한 올바르게 실행되고 주권자이자 옹호자로서의 힘도 발휘될 것이라 믿는다.
    정치적 이익, 혐오와 증오의 감정의 바탕에 민주주의가 소환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잘 다듬고 지켜온 시민들이 더 나아가 민주주의의 구조까지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가 내 고장에서 실현되길 바란다..


    주소:(우) 61475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96번길 3 (금남로3가) 삼호별관 2층
    전화:062)234-2727 팩스:062)234-2728 이메일:r-cultura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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