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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 재단 이사)

     

     광주를 대표하는 두 도로가 있다. 충장로와 금남로가 그것이다. 충장로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 총사령관이었던 충장공 김덕령을 기리는 도로라고 한다면, 금남로는 이괄의 난을 진압한 후 1등 공신이 된 금남공 정충신을 기리는 도로다.
     

     충장로는 고려말 광주읍성이 생겨나면서 남쪽 문인 ‘진남문(鎭南門)’과 북쪽 문인 ‘공북문(拱北門)’을 잇는 도로로, 광주에서 가장 오랜 길이다. 충장로는 가장 빨리 만들어진 길이기도 했지만, 가장 붐비는 길이기도 했다.
     

     충장로에는 많은 역사도 묻어 있다. 고려, 조선시대 관아도 있었고, 객사도 있었으며, 근대에는 극장도 생겨났다. 그리고 일제강점기 충장로는 잃어버린 주권을 되찾기 위한 독립의 함성도 묻어 있다. 충장로는 1919년 3월 10일, 광주천 작은 장날 천여 명의 학생·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조선 독립’을 외치며 걸었던, 1929년 11월 3일에는 광주고보·농업학교 학생 등이 ‘일제 타도’를 외치며 걸었던 ‘독립의 길’이기도 했다.
     

     충장로에 비하면 1920년대 만들어진 금남로는 젊디젊은 길이다. 12미터 폭으로 만들어진 금남로는 1968년 30미터로 확장되면서 당시 광주에서 가장 넓은 도로가 된다. 그리고 출발지는 광주·전남의 행정을 총괄하던 전남도청 앞 광장이었다. 인근에는 권력의 상징인 광주경찰서도, 광주법원도 위치했다.
     

     일제강점기 최고의 시대정신은 ‘독립’이었고, 해방 이후의 시대정신 중 하나는 이승만 독재 권력을 타도하고 ‘민주’를 쟁취하는 일이었다.
     

     1960년, 3·15 정·부통령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지자, 민주당원과 시민들은 금남로에서 ‘곡(哭) 민주주의’라는 현수막을 들고 장송시위(데모)를 벌인다. 금남로 카톨릭 센터 앞에서 일어난 민주주의 장송 시위는 전국 최초의 3·15 부정선거 규탄시위였고, 4·19 혁명의 출발이 된다. 고등학생이 중심이 된 광주 4·19 혁명은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7명이 사망한다. 그 사망지의 중심 장소가 금남로였다.
     

     한국 민주주의 초석이 된 5·18 민주 항쟁의 중심지가 금남로임은 누구나 다 안다. 5·18 당시 금남로의 상징이 된 전남도청 앞 광장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수십만 명의 함성으로 가득 찬 집회 장소였고, 5월 21일 13시 계엄군의 집단 발포로 50명 이상이 사망한 피의 현장이기도 했다. 이후 도청 앞 광장은 5·18 민주광장으로 불린다.
     

     5·18 민주항쟁 이후 민주주의를 시민의 손으로 직접 쟁취한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시민들의 최종 집결 장소도 금남로 옛 도청 앞 광장이었고, 전두환 등 신군부의 군부 독재체제에 반대하다 희생당한 연세대생 이한열, 명지대생 강경대, 전남대생 박승희 등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노제가 열렸던 곳도 금남로 옛 도청 앞 광장이었다. 연세대생 이한열 열사의 노제 때는 30만 명이 금남로를 가득 메웠는데, 광주가 생긴 이래 최대 인파였다. 박근혜와 윤석렬 탄핵을 목 놓아 외친 장소 역시 금남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속에서 금남로는 4·19혁명에서 그 중요성이 자리매김 된 후, 1980년 5·18민주항쟁과 1987년 6월 민주항쟁 및 촛불집회, 그리고 박근혜·윤석렬 탄핵의 현장으로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가 된다.
     

     충장로에는 ‘독립의 함성’이 묻어 있다면, 금남로에는 ‘민주의 함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금남로를 한국 민주주의의 성지라 부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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