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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칼럼


     

    ‘평범의 비범’의 가치관을 시민문화 속으로

     

    이현식 이현식멘토스쿨원장

     

     

     

     

    평범의 비범.

    이 말을 처음 들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당시 한문을 지도하시던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마다 강조하셨던 말이었지요. 평소 그 선생님의 반듯한 성품을 본받고 싶었던 제게 그 어구는 무척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다.”라는 말과 같이 어린 시절의 저를 붙들어줄 간단명료한 화두처럼 말이죠.

     

    조금만 생각해보면, 우리네 인생이 특별한 순간들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일들이 반복되고, 그 반복의 리듬이 시간을 빨리 흐르게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삶의 흐름을 저항 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러다 문득, 놀랍도록 특별한 일들이 일상의 사이사이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수많은 날 중 어느 하루,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니 이슬방울이 나뭇잎에 맺혀 있습니다. 그 순간 평범한 아침을 특별하게 만드는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이 물방울이 언제나 보던 ‘평범한 그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일상의 아침이 나에게는 비범한 순간으로 탄생합니다.

     

    이처럼 삶의 의미란 특별함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 아닌, 우리가 이미 소유한 평범한 것들 속에서 무심코 얻게 되는 발견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삶의 소소한 순간들을 더 깊이 관찰하고 이에 감사할 때, 우리는 그 속에서 평범한 것들이 얼마나 비범하고 아름다운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비로소 우리의 인생에 참된 풍요로움을 가져올 수 있음도 알게 됩니다.

     

    어느 날엔가, 영어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평범의 비범’. 영어로는 "Ordinary to Extraordinary" 또는 "Ordinary Beyond Extraordinary"라고 적기도 합니다. 같은 말이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표기법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Ordinary to Extraordinary"는 '평범한 것에서 특별한 것으로'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평범한 상황이나 사물에서 특별한 경험 또는 결과를 만들어 내거나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Ordinary Beyond Extraordinary"는 '평범함을 넘어서는 특별함'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평범한 것이 특별함을 초월하거나, 평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가치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말해, "Ordinary to Extraordinary"는 평범함에서 특별함으로 변화되는 과정을 강조하고, "Ordinary Beyond Extraordinary"는 평범함을 초월하여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평범의 비범’이라는 말을 머리에 인 채로 살아온 지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이 어구에 대한 해석이 변화하고 더 넓어졌음을 느낍니다. 단순하게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다”라는 명제를 이해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평범한 것이 특별함을 초월한 것이다”라는 명제가 보편성을 띤다는 것을 발견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평범의 비범’이란 "Ordinary Beyond Extraordinary"라는 깨달음입니다.

     

    ‘평범의 비범’이라는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삶을 보는 시선이 사뭇 다릅니다. 그들은 일상의 평범한 일들에도 끌림과 감사함을 느끼며, 그것들을 특별한 경험으로 재창조해 냅니다. 그들은 일찍 일어나 느끼는 아침의 분위기, 차 한 잔의 향기, 친구와 나누는 대화의 따뜻함 등을 감상할 줄 알며 이로 말미암아 느끼는 행복을 챙길 줄 압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변을 더 깊이 관찰하고, 작은 것들에도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들은 일상의 것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며, 삶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찾아냅니다. 또한,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평범과 비범의 이런 함수관계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어떨까요? 우선, 이들은 긍정적인 사고와 감사의 마음가짐을 공동체 속으로 퍼뜨립니다.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에 대한 감사와 관심은 사람들 간의 연결고리를 강화시키고, 긍정적인 사회문화를 조성합니다. 이는 사람들 사이에 더 많은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켜 서로를 더 잘 지지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듭니다. 또한, 이들은 창의성과 혁신을 촉진합니다. 평범한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법을 가지고 일상을 경험하는 것은 상상과 새로움의 씨앗을 뿌리는 일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사회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 내는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이들은 비범한 역할을 하며, 사회의 발전을 촉진합니다. 더불어, ‘평범의 비범’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공동체 의식과 연대를 촉진합니다. 이들은 공동체와 연대의 가치를 중시하며, 다양한 사람들 간의 소통과 협력을 촉진하여 사회적 결속력을 강화시킵니다.

     

    현재 우리는 개성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특별해지고자, 남들과는 다르고자 발버둥 칩니다. ‘비범이 평범화된 시대’라 부를 만합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개인은 고립되고 소통을 통한 사회적 협력과 연대는 요원한 일이 됩니다. ‘평범의 비범’을 행하는 사람들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부디 ‘평범한 시민’, ‘상식 있는 사람’ 또는 ‘일반 시민’으로 대표되어지는 시민문화의 용어들 사이에 ‘평범의 비범’이 잘 자리 잡아 하나의 흐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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